에세이

길드원의 한 마디가 만든 것 — PoE2 적녹색약 필터

2026년 1월 31일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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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원의 한 마디

같은 길드원이 게임을 하다가 슬쩍 이런 말을 했습니다. 특정 직업의 스킬들이 빨간색 계열이 많은데, 스킬 설명 텍스트가 잘 안 보인다고요. 처음엔 화면 밝기 문제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적녹색약이 있어서 그런 거였습니다.

게임 UI는 대부분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색약을 가진 플레이어에게 불편한 배색이 생기기도 하는데, Path of Exile 2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빨간 배경 위의 어두운 텍스트—나에겐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누군가에겐 흐릿한 덩어리일 수 있다는 걸,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PoE2 적녹색약 필터 랜딩 화면
적녹색약 필터 메인 화면 — 화면 위에 올려 색상을 바꿔줍니다

색을 바꿔주는 필터 만들기

해결 방법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화면에서 빨간색과 초록색 계열 픽셀을 감지해 사용자가 원하는 다른 색으로 바꿔주는 필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게임 화면 위에 필터를 얹어두면, 특정 색상이 더 구별하기 쉬운 색으로 실시간 변환됩니다.

기능 자체는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나는 적녹색약이 아니기 때문에, 이 필터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어떤 색 조합이 더 잘 보이는지를 직접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만들고 나서도 "이게 제대로 된 건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게 더 잘 보여?"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길드원 한 명뿐이었고, 그 사람의 반응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길드원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처음보다 훨씬 편하다고 했습니다. 불확실한 채로 완성한 작업이었지만, 쓰는 사람의 말이 기준이 되었습니다.

PoE2 적녹색약 필터 오프라인 버전 화면
초기 오프라인 버전 — 파일을 직접 열어서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파일에서 웹으로

처음엔 오프라인 파일로 전달했습니다. HTML 파일 하나를 건네주고 "이걸 열어서 쓰면 돼"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번거롭다는 피드백이 왔습니다. 파일을 따로 관리해야 하고, 업데이트가 생기면 다시 받아야 하고… 불편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올렸습니다. URL 하나로 접속하면 바로 쓸 수 있고, 내용이 바뀌어도 다시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파일을 챙기는 수고가 사라졌습니다.

PoE2 적녹색약 필터 온라인/크롬 확장 버전 화면
온라인 버전 및 크롬 확장 — 어디서든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크롬 확장으로, 그리고 웹스토어 개발자 등록

온라인으로 만들고 나서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등록하면 브라우저 어디서든 버튼 하나로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URL을 기억할 필요도 없고, 접속 과정이 더 자연스러워집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크롬 웹스토어 개발자 등록을 했습니다. 개발자 계정을 만들고, 심사 과정을 거쳐 확장 프로그램을 공식 스토어에 올리는 경험이었습니다. 뭔가 진짜 개발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이때 Highlighter도 함께 웹스토어에 정식 등록했습니다. 혼자만 쓰던 확장 프로그램이 공식 스토어 목록에 올라간 것입니다. 사소한 것 같아도 꽤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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