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게임까지 가는 길, 구글 시트로 공략 보기
Path of Exile 2는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액션 RPG입니다. 엔드게임—진짜 본게임이라고 불리는 구간—에 도달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Act 구간이 상당히 깁니다.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퀘스트를 반드시 해야 하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이 문제를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필수 퀘스트 목록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어떤 퀘스트를 건너뛰어도 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고, 저도 처음에는 그 시트를 열어두고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ALT+TAB의 반복, 오버레이로 끊다
문제는 곧 드러났습니다. 게임 화면과 구글 시트 사이를 ALT+TAB으로 오가는 일이 너무 잦았습니다. 퀘스트 하나 확인하려고 창을 전환하고, 완료하면 다시 돌아오고, 다음 퀘스트를 확인하려고 또 전환하고… 리듬이 자꾸 끊겼습니다.
그때 나눔 추첨기를 만들 때 써봤던 오버레이 기능이 떠올랐습니다. 게임 위에 반투명 창을 얹어버리면 어떨까. 화면 전환 없이 인게임에서 바로 퀘스트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이 번거로움이 사라집니다.
오버레이 창은 항상 게임 위에 떠 있고, 필요할 때만 클릭해서 확인한 뒤 게임으로 시선을 옮기면 됩니다. ALT+TAB의 반복이 끊겼습니다.
내 입맛대로 커스텀하고 공유하기
직접 써보니 한 가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람마다 필요한 퀘스트 정보가 조금씩 다릅니다. 클래스에 따라 해야 하는 퀘스트가 다르고, 이미 외운 구간은 굳이 볼 필요가 없습니다. 구글 시트를 공유할 때처럼 "이 데이터가 정답"이 아니라, 각자 상황에 맞게 수정해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략은 참고용이지, 나한테 딱 맞는 공략은 내가 만드는 거잖아."
그래서 퀘스트 항목을 직접 켜고 끄거나 수정할 수 있는 커스텀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내 설정을 저장하고, 링크 하나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했습니다. 각자 입맛에 맞게 세팅한 네비게이터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구글 시트 데이터를 그대로 — CSV 업/다운로드
커뮤니티에 이미 잘 정리된 구글 시트 데이터가 있는데, 처음부터 다시 입력해야 한다면 진입 장벽이 높아집니다. 기존 데이터를 그대로 들고 올 수 있어야 했습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는 CSV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그 CSV를 네비게이터에 불러오면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반대로 내가 수정한 데이터를 CSV로 내보내 다른 곳에 보관하거나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구글 시트 생태계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ALT+TAB이 귀찮다"는 불편함에서 시작한 것이, 커스텀 기능과 CSV 연동까지 붙으면서 꽤 쓸 만한 도구가 됐습니다. 불편함이 기능이 되고, 필요가 기능을 부르는 과정이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