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쿨에서, POI와 UOI를 짜다
IB 월드스쿨로 오게 되면서 새로운 과제가 생겼습니다. POI(Programme of Inquiry)와 UOI(Unit of Inquiry)를 직접 설계하는 일이었습니다. 탐구 단원을 처음부터 짜는 일은 만만치 않았지만, 그만큼 수업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신경 쓴 것은 교사 간 공유였습니다. 좋은 탐구 단원일수록 혼자만 갖고 있기보다 동료 교사와 나눌 때 힘이 커집니다. 그래서 수업 기록용으로도 쓸 수 있게, 차시별 수업흐름도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흐름으로 탐구가 이어지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요.
UOI 1을 완성하고, 공개를 고민하다
첫 번째 단원인 UOI 1은 완성했습니다. 내친김에 학부모에게도 공개해볼까 생각했는데, 막상 따져보니 망설여지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학부모들이 수업흐름도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교사에게는 핵심 자료이지만, 가정에서 보기엔 다소 전문적인 문서니까요.
그렇다고 학생 결과물을 올리자니 개인정보를 비롯한 법적인 문제가 적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작품과 활동 사진에는 신중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으로 이어지는 흐름뿐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가정으로 연결할지까지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공개 방식과 가정 연계 방법은 지금도 고민 중입니다. 무엇을, 어디까지, 어떤 형태로 보여줄지—정답이 없는 문제라 천천히 길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UOI 2는 오프라인 자료 중심으로
지금은 두 번째 단원인 UOI 2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UOI 1이 온라인 수업흐름도에 무게를 뒀다면, UOI 2는 오히려 오프라인 자료 제작에 더 치중하고 있습니다. 화면 너머의 자료도 좋지만, 교실에서 손에 잡히고 벽에 붙는 자료가 주는 힘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복도에 수업을 걸다
월드스쿨 공개를 준비하면서, 학습 자료를 복도에 게시하는 작업도 했습니다. 단순히 종이를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X배너와 포스터를 직접 제작해 비치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도 우리 반의 탐구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졌는지 읽어낼 수 있도록요.
수업을 설계하는 일에서 시작해, 그것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끝내 복도의 한 면으로 펼쳐내기까지—IB에서의 수업은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아직 고민할 것이 많이 남았지만, 수업이 더 잘 나눠지는 방향으로 한 걸음씩 옮겨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