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비전공 교사가 코딩을 시작한 이유

2026년 1월 15일 5분

교단에서 느낀 갈증

저는 사범대학 초등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평범한 교사입니다. 컴퓨터공학이나 정보 관련 전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죠. 대학 시절 교양 과목으로 들었던 '컴퓨터 활용' 수업에서 한글과 엑셀을 다뤄본 것이 IT와 관련된 거의 유일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코딩을 시작하게 된 건, 교실에서 느낀 작은 불편함 때문이었습니다. 학급 공지를 전달할 때마다 종이 가정통신문을 나눠주고, 학부모님들께 일일이 문자를 보내는 과정이 반복되었습니다. "이걸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HTML과의 첫 만남

처음 HTML을 접한 건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30분 만에 웹페이지 만들기"라는 영상이었습니다. 메모장에 몇 줄의 코드를 적고 브라우저에서 열었을 때, 화면에 "안녕하세요!"라는 글자가 나타나는 순간의 그 짜릿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내가 적은 텍스트가 웹페이지가 된다고? 이게 가능한 거야?"

지금 생각하면 정말 단순한 일이었지만, 그때의 저에게는 마법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이 순간이 바로 제 인생을 바꾼 "아하 모먼트"였던 것 같습니다. 내가 작성한 코드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거든요.

메모장에서 작성한 첫 번째 HTML 코드

교육과 기술이 만나는 접점

코딩을 조금씩 배워가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교육 현장에 이것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매일 마주하는 교육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학급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어서 공지사항을 올리고, 학생들의 과제를 관리하고, 학부모와의 소통 창구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기존의 무료 블로그 서비스로도 가능한 일이었지만, 직접 만들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코딩 수업 풍경

비전공자이기에 가능한 시선

저는 오히려 비전공자라서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자체에 몰입하기보다는 항상 "이 기술이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게 되니까요.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셈입니다.

  • 교사로서의 경험이 요구사항을 명확히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아이들의 눈높이를 알기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 실제 현장의 문제를 알고 있어서, 실용적인 솔루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 배움에 대한 열정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믿으며

솔직히 말하면, 코딩을 배우는 과정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CSS가 내 마음대로 동작하지 않아 밤새 모니터를 노려보기도 했고, 자바스크립트의 에러 메시지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던 적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수업 준비와 업무 사이에서 코딩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하지만 그때마다 제가 만든 작은 웹페이지가 실제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비전공자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 블로그는 그런 저의 여정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교육과 기술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한 명의 교사이자 초보 개발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작은 용기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